공개극본

Public Scriot Plays

(일반극) 즐거운 나들이 외

작성자
인형극단 친구들
조회
407
즐거운 나들이

이한영



온 가족이 즐겁게 등장한다.

아빠 : (주위를 둘러보며) 야! 좋다.

엄마 : 어머! 정말 경치가 좋은 곳이군요.

아이 1 : 아빠, 엄마 저것 좀 보세요. 예쁜 꽃이 활짝 피었어 요.

아이 2 : 저절로 기분이 막 좋아지는데요.

엄마 : 그래, 자연은 우리 인간의 마음을 즐겁게 해 준단다.

아빠 : 가만 있자, 어디 앉아서 점심을 먹을까?

아이 3 : (한곳을 가리키며) 저기요. 저 나무 밑이 좋을 것 같 은 데요. 아빠!

아빠 : 오! 그래. 저기에 앉아 점심을 먹자꾸나.

엄마 : (자리에 앉으려다 말고) 흠! 흠! 어디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아이 4 : 흠,흠? 그래요. 아주 고약한 냄샌데....


모두 코를 킁킁 거리며) 이리저리 냄새를 맡는다.

아이 1: (한곳을 가리키며) 아, 저것 봐요. 저기 쓰레기 더미 에요. 저기서 냄새가 나고 있어요.

아빠 : 저런!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 속에 저런 쓰레기를 버리 다니. 누가 이런 짓을 했을까?

아이 2 : 에이, 기분 나빠.

엄마 : 누군지 몰라도 정말 못된 사람들이군.

아이 3 : 아빠, 우리 다른 데로 가요.

아빠 : 그래. 그러자꾸나.

아이 4 : 에이, 유쾌하던 기분이 싹 가셔 버렸잖아.


이사가는 물고기

이한영




물고기 가족, 이삿짐을 들고 나선다.

아기물고기 1 : (떼를 쓰며) 아빠, 엄마, 전 이사가기 싫어요.

아기물고기 2 : 저도 가기 싫다구요. 전 여기가 좋아요.

엄마 : 얘들아, 그렇게 고집 부린다고 될 일이 아니란다.

아빠 : 이제 이곳에서는 더 이상 살수가 없어.

아기물고기 3 : 왜요? 왜 못살죠? 여태까지도 살아 왔잖아요?

아기물고기 4 : 우리는 모두 이곳에서 태어나서 쭉 이곳에서 살아 왔어요. 여기가 우리 고향이라 구요.

아빠 : (괴로운 듯) 그래, 이 아빤들 고향을 떠나고 싶겠니 ?

웬만하면 나도 이곳에서 살고 싶단다. 그러나....

엄마 : (강물을 가리키며) 이 물을 보렴. 공장의 폐수와 가정 의 생활하수가 끊임없이 흘러 들어 악취가 나는 이 강물을 말이다.

아빠 : 더 이상 이곳에 있다간 우리 모두 죽고 말지.

엄마 : 어저께는 버들치네 가족이 모두 죽어서 강물위로 떠올 랐단다. 흑흑!

아빠 : 자, 어서 서둘러요, 머뭇거릴 시간이 없소.

아기물고기 1 : (울먹이며) 그럼, 어디 갈 곳은 있나요?

아기물고기 2 : 오염되지 않은 강물이 어디 있을까요?

아빠 : (한숨을 쉬며) 그래,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만, 일 단 여기서는 어서 떠나야 한단다.

엄마 : 얘들아, 어서 떠나자 꾸나.


모두 서둘러 나간다.


떠나가는 비둘기 가족

이한영





아기 비둘기 1 : (머리를 짚고 비틀거리며) 아! 머리가 아파 요, 엄마.

엄마 비둘기 : (놀라서 아기 비둘기를 안으며) 비둘아, 얘 비 둘아!

아빠 비둘기 : 아니, 비둘아, 왜 그러니?

엄마 비둘기 : 이거 어쩌죠? 요즘 들어 비둘기가 자주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데....

아기 비둘기 2 : 엄마, 저도 머리가 아파요.

아기 비둘기 3 : 저도 그래요. 엄마, 자꾸 기침이 나고 어지러 워요. 쿨룩쿨룩!

아기 비둘기 4 : 저도 그래요. 구역질이 나고 또 토할 것 같 고... 으윽!

엄마 비둘기 : (어쩔 줄 모르며) 얘들아, 너희들까지 이러면 어떡하니? 으응? 흐흐흑!

아빠 비둘기 : 건강하던 너희들이 모두 아프다니, 이거 예사 일이 아닌걸....

안 되겠소. 우리도 이제 이 곳을 떠나야겠소.

엄마 비둘기 : 네? 떠나다니요? 어디로요?

아빠 비둘기 : 저 지리산 깊은 골짜기로 이사를 갑시다. 이 도시는 이미 공기가 너무 오염이 되어서 더 이상 살수 없소. 이곳에 있다간 어떤 큰 일을 당할지 모르겠소.

엄마 비둘기 : (아기 비둘기들의 손을 잡아끌며)

그래요, 그럼 어서 떠납시다.

얘들아, 어서 떠나자.

물들의 슬픔

이한영





강물 : (지하수를 달래며) 울지 마시오. 지하수양반.

슬픈 건 그대만이 아니라오.

지하수 : 으흐흐흑! 아무리 참으려 해도 눈물이 자꾸 나는걸 어쩝니까? 수 천년 수 만년 세월을 나는 땅속에서 참으로 순수한 성품을 고이 지켜 왔다오.

그런데 이제 온갖 불순물로 오염되고 말았으니... 흑 흑!

옹달샘 : 그대만 그런 게 아니지요, 깨끗하고 순수한 걸로 치 면 난들 그대만 못하겠소? 그러나 나도 심하게 오염 되고 말았다오.

시냇물 : 옛날이 좋았지요. 이제 나는 옛날의 그 졸졸졸 노래 하며 흐르던 시냇물이 아니라오.

빗물 : 사람들은 나를 산성비라고 무서워하지만...자기들이 만 든 대기 오염으로 인하여 내가 이렇게 되었다는 것을 모르나 봐요.

바닷물 : 그대들, 내 꼴을 보면서 그런 말을 하는가?

마산 앞 바다에 한번 나가 보게. 녹물같이 뻘겋게 오 염된 내 모습을 보면 아마 기절하고 말걸....

강물 : 아! 어쩌다가 우리가 이렇게 되었을까요?


살길을 찾아서

이한영





미꾸라지 : (깜짝 놀라며) 여어! 메뚜기 아닌가! 자네가 살아 있었 다니, 정말 꿈만 같군.

메뚜기 : (미꾸라지의 손을 덥석 잡으며) 여어, 미꾸라지! 자네도 용케 살아 남았군 그래.

미꾸라지 : 말도 말게. 내 친구들은 농약 때문에 모두 다 죽었지.

메뚜기 : 나도 마찬가지네. 친구들은 모두 죽고 나 혼자 살아 남 았지. 그래, 나는 지금 농약 안 쓰고 농사를 짓는다는 저 산청군 어느 마을을 찾아가는 길이라네.

미꾸라지 : 나도 그렇다네. 그 무서운 농약을 피해, 농약을 쓰지

않는다는 그 마을을 찾아가는 길이지.

메뚜기 : (다시 손을 잡고 흔들며) 반갑네. 정말 반갑네. 우리 함 께 가세.

(그러다가 곁에선 다른 친구들을 보며)

그런데 이분들은 모두 누구 신가?

미꾸라지 : 오! 참. 인사하게. 오던 중에 만난 친구들이네. 모두 가 까스로 살아 남아서 나와 함께 그 마을을 찾아가는 길 이라네.

반딧불이 : (손을 내 밀며) 안녕 하십니까? 반딧불이올시다.

우렁이 : 나는 논에 살던 우렁이요.

가재 : 나는 가재요

플라나리아 : 나는 플라나리아요. 가장 깨끗하고 맑은 물에만 살 지요.

여치 : 나는 여치요. 그대를 이미 난 잘 알고 있지.......

메뚜기 : 아, 네! 모두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 어서 떠납시다.


쓰레기들의 신음소리

이한영





어디서 '으음, 으음'하는 신음 소리가 들려온다.

우유팩 : (역시 신음 소리를 내며) 거기 누구요?

종이컵 : 아! 옆에 누가 계셨군요. 나는 종이컵이랍니다.

사람들이 날 함부로 버리는 바람에 이렇게 잘 썩지도 않고 고통 스럽답니다.

우유팩 : 쯧쯧! 당신도 참 딱하게 됐구려.

그래, 그렇게 내버려 진지 몇 년이나 되었소?

종이컵 : 몇 년 이라구요? 이제 5개월 짼데......

우유팩 : 에이 잉! 그까짓 5개월 가지고. 나는 벌써 5년째요. 이렇게 뒹굴며 썩지 않고 고통스럽게 지낸 지가.

휴 - 그런데 아직도 내 몸이 완전히 썩지 않았으니......


옆에서 듣고 있던 비닐이 끼어 든다.

비닐 : 그까짓 5년이 뭐 그리 길다고 그러시오? 나는 지나온 세월 만도 10 년이 넘었소. 내가 완전히 썩어 흙이 되기까지는 30년이나 걸린다오.


그 때 누가 웃으며 말한다.

플라스틱 : 허허! 30년이 뭐 그리 길다고. 나는 완전히 썩는데 50년이나 걸 린다오.

모두 : 네? 50년요?

그 때 누가 또 끼어 든다.

알루미늄 캔 : 그까짓 것 아무 것도 아니지. 나는 썩는데 100년이나 걸린다 오.

모두 : 네? 100년이나요?

또 누가 웃으며 말한다.

스티로폼 : 허허허! 다들 참 웃기시는군요. 나는 완전히 썩는데 500년이나 걸 린다오.

모두들 : (놀라며) 네? 500년요?

알루미늄 캔 : 대체 당신은 누구시오?

스티로폼 : 나는 스티로폼이외다.

이 모든 게 다 인간들이 우릴 함부로 내 버린 결과이지.

엄마의 실수

이한영





엄마 : 혜숙아 이 쓰레기 봉지 좀 갖다 버리고 오너라.

혜숙 : 예. (쓰레기 봉지를 받아들고는 삐죽이 나온 유리병을 바라보며)

엄마! 이거 빈병 이잖아요. 왜 분리수거를 하지 않으 셨어요?

엄마 : 이것 저것 분리하기가 귀찮아서 그런단다. 그냥 내 버 리고 오렴.

아빠 : 아 - 니, 당신. 그게 무슨 소리요? 분리 수거가 귀찮다 니...

엄마 : (당황하며) 그, 그게 아니고요...

동식 : 그래요,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엄마가 좀 심했어요.

할머니 : 바쁘니까 그랬겠지 뭐. 너희들이 이해해라.

에미가 오죽 바쁘냐?

할아버지 : 어허! 할멈도 그렇게 어멈을 감싸려고만 해서는 안 돼지. 잘못한 건 잘못한 거고, 반성을 해야지.

엄마 : 죄송해요, 아버님, 어머님.

그리고 너희들 볼 낯이 없구나

(혜숙이의 쓰레기 봉지를 받아들며)

내 다시는 이런 짓 안 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