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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극) 은혜를 모르는 호랑이

작성자
인형극단 친구들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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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를 모르는 호랑이

어느 숲 속에 호랑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어요. 어느 날, 호랑이는 하도
배가 고파서 무엇 먹을 것 좀 없나 하고, 마을로 어슬렁어슬렁 내려오다가
그만 함정에 빠지고 말았어요.

호랑이:"호랑이 살려! 호랑이 살려!"
(그 때, 그 옆을 지나가던 한 소년이 이 소리를 들었어요)
소 년: 뭐, 뭐라구? 호랑이 살리라구! 어디서 나는 소리지?'
(소년은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다가갔어요)
호랑이: 얘야, 나 좀 살려다오. 응? 착한 애야.
소 년: 하지만, 호랑이 아저씨한테 잡혀 먹히면 난 어떡하구요!
호랑이: 무슨 소리냐?
소 년: 난 무서워요. 호랑이란 말만 들었지 이렇게 보긴 처음이란 말예
요.
호랑이: 얘야, 보긴 이렇게 무섭게 생겼지만 마음은 양같이 순하단다.
소 년: 호랑이 아저씨 말은 믿을 수가 없어요. 우리 엄마가 그러시는데 호
랑이는 은혜 같은 건 모른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또 전 아기가
돼서 힘도 없구요!
호랑이: 사람이란 인정도 많고 의리도 있다던데 넌 어째 사람이 그 모양이
냐? (호랑이는 더욱더 큰 소리로 운다)
소년은 얼마간을 걸어가면서 생각을 한다.
소 년: 그렇지! 사람은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을 만나면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아버지께서는 늘 말씀하셨어.
이렇게 생각한 소년은 발길을 돌려 함정으로 돌아온다.
소 년: 호랑이 아저씨!"
호랑이: 응. 제발 날 도와다오. 난 이래뵈도 의리있고 약속도 지킬 줄 아는
짐승이야. 절대로 난 널 잡아먹지 않을 거야."
소 년: 정말 약속했죠? 날 안 잡아 먹는다구요....."
호랑이: 그럼 그럼, 이렇게 하느님께 두 손 모아 기도 드리면서 맹새를 할
께.
소 년: 이젠 됐어요. 그런데, 제가 어떻게 해야 호랑이 아저씨를 구해 낼
수가 있겠어요?
호랑이: 응, 좋은 수가 있어. 저 쪽 바위 옆에 가면 칡넝쿨이 있을 거야."
소 년: 응, 그렇군. 칡넝쿨을 함정 속으로 넣어 주면 되겠군요!"
(소년은 급히 바위 옆에 있는 칡넝쿨을 가지고 와서 함정 속에 넣
어 준다)
호랑이: 응, 됐다, 됐어. 이 칡넝쿨만 있으면 내가 올라갈 수가 있어.
참, 그렇지! 얘야, 이 칡넝쿨 끝을 저 쪽 나무에다 칭칭 동여매어
줘.
소 년: 네, 알았어요."
(소년은 호랑이가 시킨는 대로 했다. 그러자 호랑이는 칠 넝쿨을 잡고
땅 위로 올라온다. 소년은 정신없이 호랑이를 구해 주 고 나니까 저녁때가
되었다.)
소 년: 호랑이 아저씨! 이젠 절 우리집까지 데려다 주세요. 해가 지려고
해요.
호랑이: 으음! 그런데, 배가 고프구나. 가만히 있어. 그것보다 더 급한
일이 있어.
소 년: 급한 일이라뇨?
호랑이: 으음! 배가 고파서 안 되겠다. 그렇지! 먼저 너부터 잡아 먹어야
겠다.
소 년: 뭐라구요? 아저씬 아까 함정 속에서 뭐라고 했어요! 약속했잖아
요. 날 잡아 먹지 않겠다구요."
호랑이: 그래, 그래. 약속은 했지.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어."
소 년: 호랑이 아저씬 은혜도 모르는군요!
호랑이: 은혜? 헤헤헤헤. 그 따위 은혜란 말은 난 알지도 못해. 자아, 알
겠지? 어흥!
소 년: 사람 살려! 사람 살려!
(그러자 소년은 정신을 바짝 차려 좋은 꾀를 생각해 냈다)
소 년: 호랑이 아저씨!
호랑이: 왜?
소 년: 마지막으로 한 가지 소원이 있어요.
호랑이: 소원?
소 년: 이왕에 죽을 바엔 재판이라도 받아 보고 죽고 싶어요.
호랑이: 헤헤헤헤. 재판이라.... 이 깊은 산 속에 누가 재판을 해 준다
더냐?
소 년: 먼저 저 고목나무 할아버지한테 가서 재판을 받아 봐요. 누가 옳
고 그른가를요.
호랑이: 좋다! 그렇게 해 주마.
소 년: 그런데, 호랑이 아저씨! 재판은 세 번 받아야 해요!
호랑이: 그래. 알았어.
(이리하여 소년과 호랑이는 고목나무 앞으로 간다)
소 년: 고목나무 할아버지! 제가 함정에 빠진 호랑이 아저씨를 구해 주
었더니 절 잡아 먹으려고 해요. 아유, 세상에 이런 억울한 일이
어디 있어요.
호랑이: 고목나무 할아버지, 저.... 그런 게 아니라.....
고목나무:알았어! 호랑이가 은혜를 모른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은혜를
모르는 건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소 년: 무슨 말씀이세요?"
고목나무:사람들은 나무의 은혜를 많이 받고 있지?
소 년: 네, 산의 나무는 경치를 아름답게 해주고 시원한 그늘도 만들어
주고, 또 홍수와 가뭄도 막아 주고요.
고목나무:꼬마 녀석 똑똑하군.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고마운 은혜도
모르고 우리 나무들을 왜 함브로 베어가. 어디 그뿐이냐! 왜 우
리 나무들을 뜨거운 아궁이 속에 집어 넣어? 그러니 넌 호랑이
에게 잡아 먹혀도 아무 할 말이 없는 거야.
호랑이:헤헤헤헤, 고목나무 할아버지! 정말 고맙습니다. 자아, 요 꼬마
녀석아! 이제 됐지? 내 밥이 되는 거야!
소 년:잠깐만! 아직 재판은 두 번 남아 있어요.
호랑이:두 번? 그래, 두 번이고 스무 번이고 받아 보자.
(이 때, 숲 속에서 소 한 마리가 나타난다)
소 년:소 아저씨, 난 억울해요. 그렇죠? 소 아저씨!
소 :억울하다구? 억울한 건 우리 소들이야. 사람들은 배은 망덕해!"
소 년: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소 :사람들은 소들을 실컷 부려먹고는 우리를 잡아 먹거든! 사람들은
정말 은혜도 모르는 짐승들이야.
호랑이:핫하하! 자, 어떠냐?
소 년:아, 이 일을 어떡하면 좋담!
(소년이 기가 죽어 있는데 숲속에서 토끼 한마리가 깡충깡충 뛰어
온다)
소 년:토끼야, 넌 어떻게 생각하니?
토 끼:응, 알았어. 난 아까부터 다 듣고 있었어. 그런데, 그 함정은 어
디 있지?
호랑이:저기 있잖아.
토 끼:아! 그렇군요. 그럼, 재판을 하겠어요. 호랑이 아저씨는 처음에
어떻게 하고 있었지요?
호랑이:나, 저 아래 있었지!
토 끼:그럼, 처음 있던 대로 한 번 해 보세요.
호랑이:그래, 알았어. 이렇게 있었지.
(하며 함정 속으로 호랑이는 뛰어들어간다)
토 끼:그럼, 인제 혼자 힘으로 올라와봐요.
호랑이:뭐, 뭐라구?
토 끼:자, 이제 재판은 끝났어. 은혜를 모르는 호랑이는 그 속에서 살아
야 돼! 자, 우리는 집으로 가자!
소 년: 으응, 토끼야 정말 고맙다.(둘이 손잡고 퇴장한다)
호랑이: 아이구, 나 죽네. 호랑이 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