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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인형극본) 티코와 황금날개

작성자
인형극단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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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1
인형극단친구들


티코와 황금날개 레오 리오니 지/ 분도출판사
1 open 1:07
2 할아버지 등장 1:09
3 티코 등장 0:28
4 맹코 찡코 등장 0:12
5 소원의 새등장 0:25
6 황금날개 생겨남 0:19
7 친구들이 떠남 1:04
8 티코 여행을 떠남 9:50
9 티코 돌아와 친구가 됨 ending 0:29
10 Ending 3:49

등장인물: 할아버지(해설) 티코, 맹코, 찡코, 소원의새, 광주리장수아저씨, 인형극장주인, 할머니, 처녀
(음향1 Open 1:07)
(음향2 할아버지 등장 1:09)
1막: 할아버지의 독백
노인: 허허.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여러분과 만나게 되어 무척이나 반갑고 기쁘답니다. 오늘 이 할아버지는 지난 날 나의 친구였던 작고 귀여운 새, 티코의 이야기를 들려 주기 위해 이러게 나왔답니다. 티코는 늘 내 어깨위에 앉아서 꽃과 고사리와 키 큰 나무들의 이야기를 들려 주곤 하였지요. 티코의 이야기는 때론 즐겁기도 하였고, 어느 땐 무척이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 주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티코는 나에게 티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답니다.
자 그럼 여러분 오늘 이곳에 모인 여러분과 티코의 이야기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자 전 이만 들어갑니다.
(음향 3 티코 등장 0:28)
티코: (옆으로 걸으며 등장)
휘호-호홋휫 우와 여러분 안녕. 이곳에 친구들이 많이 모여 있네. 여러분 제가 누구인지 알아요? 제 이름은 티코에요. 뭐라고요? 경차 티코냐고요? 아니요. 제 원래 이름이 티코에요. 자동차티코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제 이름은 티코랍니다. 여러분게 제가 잘하는 것들을 보여 드리죠. 자 잘 보세요. 하낫 둘 하낫 둘~ 자 어때요? 저 폴짝 폴짝 잘 뛰지요? 그리고 노래도 멋지게 부를 줄 알아요. 그런데 저에겐 새에는 꼭 필요한 것이 없답니다. 그게 뭔지 아세요? 뭘까요? 그래요. 저에겐 날개가 없어요. 보세요. 전 지금까지 한번 도 날아 본적이 없어요. 그래서 제 소원이 저 멋진 하늘을 훨훨 날아 보는 게 소원에요.
(음향 4 맹코, 찡코 등장 0:12)
(친구들 날아옴)
맹코: 휘~호. 야~! 티코 여기 있었구나.
찡코: 티코 우리가 널 위해 먹을 것을 가져왔어.
티코: 우와 내가 젤 좋아하는 체리열매다. 고마워 애들아.
맹코: 티코. 우리는 친구잖아.
티코: 그래. 정말 고마워 매일 저녁 너희들이 이렇게 가져다주는 이 맛있는 열매들이 있고, 그리고 너희들이 내 친구라는 것에 난 감사해.
찡코: 티코. 오늘은 땅에서 뭐하고 놀았니?
티코: 응 오늘은 땅속에 있는 벌레들과 얘기를 나누었어. 굼벵이 아줌마는 임신을 하셨고, 지렁이 아저씨는 허리를 삐끗 다치셨대.
찡코: 와~ 티코는 친구도 많아.
티코: 애들아. 나 궁금한 게 있어.
맹코: 말해봐 티코. 우리가 아는 것 이라면 뭐든지 말해줄게.
티코: 하늘을 날 땐 어떤 기분이 드니? 높은 하늘에서 땅을 향하여 날쌔게 하강할 때, 바람의 느낌은 어때?
찡코: 응 티코. 하늘을 날 땐 말야. 그게 뭐랄까? 그러니깐 아주 음... 그래서 말야...
맹코: 야 찡코~ 정확하게 말을 해줘야지. 티코 하늘을 나는 기분은 아~~주... 기분이... 그러니깐 말야. 아휴... 티코 뭐라고 설명할 수 가 없다. 하여튼 아주 멋지지. 티코 너도 하늘을 날고 싶구나.
찡콩: 티코야 우린 이만 나무높이에 있는 둥지로 갈게. 잘 자렴.
맹코: 그래. 안녕
티코: 그래 얘들아 고마워. 안녕~ 나도 저 멋진 하늘을 날아보고 싶어. 어제 밤 꿈에 멋진 황금날개를 달고 눈 덮인 산맥 높이, 높이 힘차게 날아가는 꿈을 꾸웠지. 나에게 날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함 졸립다. 이만 나도 자야지. 얘들아 그런데 새는 어떻게 자는지 아니? 나도 몰라. 그냥 누워서 자야지. 드르렁 드르렁
(음향5 소원의 새등장 0:25)
소원새: 티코야. 티코야
티코: 음...누 누구세요?
소원새: 티코야 나는 착한 마음을 지닌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소원의 새란다.
티코: 소 소원의 새라구요?
소원새: 그렇단다. 티코야 너의 소원은 무엇이니?
티코: 와~ 정말 그럼 제 소원을 들어준단 말씀이에요? 와 신난다. 제 소원은 요. 음 그러니깐... 가만 가만... 갑자기 물어보니 생각이 나질 않네. 애들아 내 소원이 뭐였더라? 뭐라구? 아하 그렇지 제 소원은요. 여자친구요~ 아 아니, 아니. 그게 뭐였더라. 그래 짜장면 한그릇요. 아니야 아니야 그게 뭐였더라... 아 그래 생각났다. 소원의 새님. 저에게 날개를 주세요. 다른 새들보다 멋진 황금으로 만들어진 날개를 주세요.
소원새: 황금의 날개라...그래 알겠다. 이제 곧 너에게 황금날개가 돋아 날것이다. (퇴장)
티코: 와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어? 그런데 몸이 이상해지네. 왜 이렇게 옆구리가 간질 간질 가렵지? 어? 어? 어~~~~~(인형교체)
(음향6 황금날개 돋아남 0:19 효과: 포그ON)
티코: 와 가만 이게, 이게 뭐지? 애들아? 지금 내 옆구리에 달려 있는 이게 뭐지? 뭐라구? 그래 이건, 이건 종이날개야. 아니, 아니 황금날개야. 이야 나에게 황금 황금날개가 생겼다. 그런데 애들아. 이 날개로 날 수 있을까? 좋았어. 그럼 한번 날아봐야지. 자 하나 두울~ 세엣~ (날개짓-올라가다 떨이지며) 에구 에구... 좋아 다시 한번. 하나 둘 셋~ 와 난다. 내가 난다. 내가, 내가 지금 날고 있어. 와~ 애들아 박수 좀 쳐줘~. 우와 이제 나도 친구들처럼 어디든 날아갈 수 있어. 높은 산도, 바다 멀리도. 이제 어디든 갈 수 있어. 와 신난다. 그래 히히 맹코랑 찡코에게 자랑해야지. 나에게 이렇게 멋진 황금날개가 생겼다고 말이야. 맹코야 찡코야~
(맹코,찡코 등장)
맹코: 어? 티코가 부르는 소리네. 찡코 가보자.
찡코: 무슨 일이야 티코~?
티코: 얘들아 이걸 봐. 내가, 내가 지금 날고 있잖아. 나에게 멋진 날개가 생겼어. 그것도 멋진 황금날개 말이야.
맹콩: 정 정말이네.
티코: 애들아. 이 황금날개 멋지지 않니? 너희들 날개보다도 더 멋지고 날쌔게 날 수 있을 거야.
찡코: 치. 티코. 그래 황금날개가 생겼다고 우리들과 다르다는 거구나.
맹코: 그래. 황금날개를 가졌다고 잘난 척 하긴. 찡코 우리 가자. 이제 티코는 우리의 친구가 아니야. 가자.
찡코: 그래 맹코. (퇴장)
티코: 어? 애들아. 그게 아니야. 애들아~ 애들아~
(음향7 친구들 떠남 1:04)
티코: 흑흑흑 친구들이 모두 떠났어. 왜들 화가 났을까? 서로 같지 않다는 것은 나쁜 일일까? 아~ 황금날개가 있지만 그래서 아주 멀리 멀리 날 수 있게 되었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개를 가졌지만 날개가 없을 때 보다 더 슬프다. 흑흑 맹코~ 찡코 친구들아~
(음향8 티코 여행을 떠남 6:59)
해설: 그래요. 티코는 그렇게 갖고 싶었던 황금의 날개를 가졌지만 결코 기쁘지 않았어요. 친구들은 모두 떠나 버리고 쓸쓸하기만 하였답니다. 불쌍한 티코... 티코는 이제 이곳, 저곳을 날아다녔답니다. (관객석으로) 티코는 가보고 싶었던 눈 덮인 높은 산맥위도 날아가 보았답니다.
티코: (어머니머리위에 앉으며) 우와 정말 높은 산꼭대기다. 세상에 이렇게 높은 산꼭대기가 있다니 우와 이제 저 쪽에 있는 산위에도 올라가 볼까? (옆 어머니머리위로 이동) 오잉~ 뭐야 여긴 그냥 작은 언덕이네. 어..그런데 배가 배가....윽~~~~~ 아~ 시원하다. 응아했다. 히히히
해설: 티코는 많은 곳은 다니며 많은 것을 보았답니다. 그러나 티코는 늘 외로웠어요. 친구들을 모두 잃은 외톨이 였답니다.(무대로) 그런데 어디에선가 남자의 울음소리가 들렸답니다.
광주리남자: 흐흑흑 으흑흑흑 아가야 아가야...
티코: 아저씨. 왜 그렇게 슬프게 울고 계시나요?
광주리남자: 흑흑 작은새야. 나는 광주리를 파는 사람이란다. 그런데 얼마전 태어난 우리 아가가...아가가 많이 아프단다. 그런데 우리 아기의 약을 사야하는데 약을 살 돈이 없구나. 우리 아기는 죽어가는데... 흑흑흑 아가야. 아가야...
티코: 이를 이를 어쩌지? 불쌍한 아저씨. 아 그래 좋은 생각이 났어. 나의 황금날개! 자 에잇~ 아야..(황금깃털을 입에 물고) 자 아저씨. 이 황금깃털을 팔아 아기의 약을 사세요.
광주리남자: 아 아니? 정 정말이니? 고맙구나. 작은 새야. 정말 고맙구나. 어허허허 (퇴장)
해설: 늘 외롭던 티코는 황금 깃털을 뽑아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길 시작하였답니다.
인형극아저씨: 아. 아이들에게 멋진 인형극을 보여주고 싶은데 돈이 없어 인형을 살 수가 없으니...
티코: 아저씨. 걱정 마세요. 자 여기 인형이 있어요. 이 인형으로 멋진 인형극을 보여주세요.
인형극아저씨: 오. 이렇게 멋진 인형을 정말 나에게 주는 것이니? 고맙구나. 고마워 작은 새야.
해설: 티코의 황금깃털은 이제 못하는 것이 없게 되었답니다. 그러나 하나씩 둘씩 뽑아난 황금깃털이 있던 곳에는 검은 깃털이 하나씩 돗아 났답니다.
티코: (한쪽 날개 벗겨내고 등장) 이런... 이제 황금날개가 얼마 남지 않았네? 그래도 아쉽지 않아. 황금깃털을 뽑으면 뽑을 수 록 마음이 더 가벼워지며 기쁨이 생겨나는 것을...
할머니: 아이구 이걸 어쩌나...우리 손녀의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생일선물로 목도리를 주기로 했는데... 목도리를 짤 수 있는 물레가 너무 오래되어 더 이상 쓸 수 없으니...
티코: 할머니. 여기 물레가 있어요. (물레 내려옴) 할머니 여기 물레가 있어요. 이것으로 목도리를 짜세요.
할머니: 아이구. 고맙구나. 정말 고마워....작은 새야..(퇴장)
티코: 내. 할머니. 건강하세요.
처녀등장
티코: 와 정말 어여쁜 처녀다. 내 마지막 황금깃털을 주어야지. (황금깃털 떨어짐)
처녀: 우와. 정말 아름다운 깃털이네. 고마워 작은새야. (퇴장)
해설: 티코는 이제 모든 깃털을 뽑아 주었답니다. 더 이상 티코에게는 황금깃털이 남아 있지 않았지요.
티코: (모두 검정날개달고) 아. 이젠 황금날개가 사라졌어. 그렇게 갖고 싶었던 멋진 황금날개. 하지만 내 황금날개가 조금씩 사라질 때마다 난 행복해졌어. 그리고 이젠 이렇게 검은 날개가 되었어. 그런데, 친구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 내 친구. 맹코, 찡코. 그래. 내 친구들에게 돌아가야겠다. 그런데 친구들이 날 받아 줄까? 그 때, 내가 황금날개를 달게 된 그때처럼 날 싫어하진 않을까? 그래 그래도 친구들이 보고 싶어 자 가자.
해설: 티코는 그렇게 옛 친구들을 찾아 갔답니다.
맹코: (맹코,찡코 소리만) 어? 저길 봐. 어디에서 많이 보던 새인데?
찡코: 그래 저 새는 우리의 친구였던 티코잖아?
(양쪽에서 모두 등장)
티코: 애 애들아. 안녕... 그동안 잘 있었니?
맹코: 아니 그런데 티코? 너의 그 멋지던 황금날개는 어디로 가고, 우리와 같은 검은 날개만 남았니?
티코: 응. 이곳, 저곳 여행을 다니며 마음의 행복과 바꾸었어.
찡코: 우와. 티코가 이제 우리와 같은 날개를 갖게 되었어. 우리랑 같아졌어.
맹코: 티코야. 다시 돌아와서 기뻐. 우리 모두 예전처럼 좋은 친구가 되자.
(음향 9 티코 다시 친구가 됨 0:29)
티코: 고마워. 고마워 애들아.
찡코: 하하하. 우리는 친구. 모두 같은 친구~
(음향 10 Ending 3:49)
해설: 깊은 밤이 되어 친구들은 모두 잠들었지만 (맹코, 찡코 퇴장) 티코는 너무 행복하고 가슴이 울렁거려 잠이 오지 않았답니다. 그리고 티코가 황금깃털을 뽑아주었던 사람들을 생각하였어요. 광주리장수의 아들, 인형극아저씨, 할머니, 어여쁜처녀. 그들을 생각하면 마음은 더욱 행복했답니다.
티코: 내 날개도 친구들처럼 새까맣지만, 나와 친구들이 똑 같은 건 아니야. 우리는 모두 다른 새들이야. 모습은 같아도 저마다 다른 기억이 있고, 또 저마다 다른 황금빛 꿈들이 있잖아. 행복하다. 행복하다.
해설: (할아버지 등장) 티코는 이제 더 없이 행복했답니다. 그토록 원하던 황금날개를 갖는 꿈을 이루었지만 기뻐할 틈도 없이 외롭게 되었던 티코, 그러나 티코는 착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물하였지요. 그리고 다시 친구들 기쁨을 나누게 되었답니다. 자 여기까지가 지난 날 나의 친구. 티코가 내게 들려준 이야기 랍니다. 여러분도 주위를 잘 둘러 보세요. 언젠가 제 친구 티코가 여러분의 친구가 될 수 있으니까요. 허허 자 그럼 이만 할아버지는 들어갑니다. 안녕~




레오 리오니(분도 출판사)
티코수정 11.10
티코의 황금날개
레오 리오니의 『티코와 황금날개』다. "지난 날 나의 친구였던 티코. 내 어깨 위에 앉아서 꽃과 고사리와 키 큰 나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하던 한 마리 작은 새 티코. 어느 날 그 티코가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까닭을 알 수 없지만 어린 시절 티코에게는 날개가 없었다. 다른 새들처럼 노래 부르거나 뛸 수는 있었지만 날 수가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저녁이면 친구들이 잘 익은 열매와 딸기 등을 물어다 주었다.
'어째서 나는 친구들처럼 날 수 없을까?'
티코는 황금날개를 찬란히 빛내며 눈 덮인 산맥 위를 힘차게 날아가는 꿈을 꾸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여름 밤 소망의 새가 나타나 티코에게 진짜 황금날개를 달아주었다. 조심스럽게 날개를 움직이자 몸이 떠올랐다. 높이! 높이! 드높이! 티코는 행복감에 넘쳐 하루종일 날아다녔다. 그런데 하늘에서 날아 내려오는 티코를 보자 친구들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하는 것이었다.
"황금날개를 가졌다고 잘난 체 하는군! 우리들과는 같지 않다 이거지!"
그러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모두 날아가 버렸다.
'어째서 친구들이 가버렸을까? 왜들 화가 났을까? 서로 같지 않다는 것은 나쁜 일일까?'
티코는 아주 멀리 날 수 있었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개를 가졌지만 날개가 없던 때보다도 쓸쓸했다. 외톨이가 된 어느 날 티코는 죽어 가는 아기의 약값을 위해 황금깃털 하나를 뽑아주었다. 황금깃털을 뽑아낸 자리에서는 새까만 깃털 하나가 돋아났다. 향긋하고 부드러운 진짜 깃털이었다.
그런 일이 일어난 뒤부터 티코는, 돈이 없어 인형극을 못하는 극장 주인에겐 멋진 인형을… 할머니에겐 목도리를 짤 수 있는 물레를… 바다에서 길 잃은 어부에게는 나침반을…그리고 어여쁜 처녀에게는 마지막 황금깃털을… 뽑아 주던 날, 온몸이 새까만 새가 되었다.
티코는 친구들이 모여 밤을 보내곤 하던 커다란 나무를 찾아갔다. 티코를 본 친구들이 기쁨에 넘쳐 지저귀었다.
"너도 이제 우리와 같아졌구나."
티코는 너무 행복하고 가슴이 울렁거려 잠이 오지 않았다. 광주리 장수의 아들, 할머니, 인형극장 주인… 티코는 속으로 생각하였다.
'내 날개도 친구들처럼 새까맣지만, 나와 친구들이 똑 같은 건 아니야. 우리는 모두 다른 새들이지. 저마다 다른 기억이 있고 또 저마다 다른 황금빛 꿈들이 있지.'

꿈과 친구. 이 둘의 빛이 있음으로써 우리의 삶은 훈훈하고 든든하다. 그러나 빛은 반드시 발목에 그림자를 숨겨두는 법, ―태양계에 속한 몸이면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그림자를 지니기 마련이다. 꿈과 친구 역시 밝은 만큼의 그늘을 감추고 우리의 인생에 등장한다는 점을 예감이 아닌 인식의 차원에 삽입해야 하리라. 그리고 그 그림자까지를 수용해야만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으리라.
우리보다 앞서 태어난 사람들은 그 어둠의 농도와 깊이를 먼저 체득한 어른들이다. 그로 인한 고통과 손실을 후세에 물려주지 않으려고 갖가지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동화다. 동화는 아직 발자국이 조그만 어린이에게 강요하거나 윽박지르지 않는다. 세상으로 열린 길이 얼마나 거친가를 말하지 않고 착한 마음의 고마움을 재미있게 펼쳐 보인다.
착한 마음은 지혜의 원형이며 평화를 잣는 물레다. 착한 마음은 먼저 타인을 행복하게 하고, 나중에 자신을 이롭게 한다. 착한 주인공들은 으레 고난에 휩싸이지만 결국 승리의 여신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착함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우리는 가끔, 착한 사람은 고통받고 악한 사람이 오히려 축복을 받는다고 푸념한다. 그러나 그것은 겉모양에 한정된 이야기다. 악을 행하는 사람은 결코 심연의 평안을 얻지 못한다. 더욱이 현대는 '잘 사는 삶'과 '성공한 삶'의 잣대를 올바로 들어야 할 때다. 친구를 버리고 세속적 성공을 움켜쥔 이가 있다면 그는 가장 덧없는 것을 선택한 사람이 아닐까. 진실한 친구보다 귀한 은총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테니 말이다.
내리는 빗방울 소리가 정다운 것은 우리의 마음에 친구가 있기 때문이요, 군중 속을 걸어갈 때 외롭지 않은 것도 우리의 마음에 친구가 있기 때문이며, 딱딱한 침상에서의 수면이 그토록 달콤한 것도 우리의 마음에 친구가 있기 때문이리라. 또한 친구는 지난날의 추억을 간직해 주는 보고(寶庫)이자 오늘의 희로애락을 안심하고 기댈 수 있는 언덕이며, 내일의 방향이 어긋나지 않도록 도와주는 바큇살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는 장차 그런 친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며, 지금 만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 오래 전에 만났었는지 모른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친구를 배신하거나, 친구의 꿈을 질투한다면 그는 벌써 인간으로서의 기본과 진실을 내던지는 결과다.

어떤 경우에도 친구에게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 친구에게 어둠을 안겨주는 행위는 우리 스스로 하느님에게 벌을 내려달라고 조르는 일이나 매한가지다. 이 땅의 여정에서 티코를 만나는 날 우리는 고독이라는 낱말을 사전에서 지워도 좋으리라.
이루어진 꿈을 기뻐할 겨를도 없이 고독에 잠겨야 했던 티코! 친구가 와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친구를 찾아간 티코! 성공을 내려놓을 수 있는 자만이 성공의 자격을 갖춘 자가 아닐까. 그리고 그가 바로 인간다움의 중심을 지키는 인간이 아닐까.
―내 날개도 친구들처럼 새까맣지만 나와 친구들이 똑같은 건 아니야. 우리는 모두 다른 새들이지. 저마다 다른 기억이 있고 또 저마다 다른 황금빛 꿈들이 있지―
티코는 친구들에게 평온을 주었고, 타인들에게는 행복을 선사하였으며, 스스로를 온유(溫柔)로 이끌었다. 그림자에 발목잡힌 모습이 아니라, 빛과 그림자를 고매롭게 조화시킨 우화(寓話)다. 우리 심중에는 덜 자란 어린이가 때때로 방황하고 갈등한다. 그러므로 동화는 오래도록 잃어버려서는 안 될 「황금날개」, 또는 영혼의 북극성일는지 모른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동화 속 순수를 회복해 갈 때 이 세상은 복락원을 되찾게 될 것이리라.

*『티코와 황금날개』: 레오 리오니 지음/ 김영무 옮김/ 분도출판사/ 분도우화시리즈-11